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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030405
essay 05
mar. 2026


사순절을 지나가며
도쿄 수수지기


기쁨으로, 기대함으로 우리는 부활절과 성탄절을 기다립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을 기념하며 그 기쁨을 기다립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이 세상에서 죽음을 맞이하신 그날을 이제껏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생각해 보면, 별다른 태도도 취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순절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향해 함께 걸어가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는 금식, 기도, 자선을 실천하며 그 길을 따라갑니다. 

나는 무엇에 의존하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피하며 살고 있는가?
나는 어디에서 십자가를 회피하고 있는가? 

아주 일상적인 하루 속에서 그런 순간들을 떠올려 봤습니다.


저에게 커피는,
힘든 하루 속 나를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을 지나가기 위한 도피처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안의 비어 있는 감각을 잠시 멈추어 하나님의 말씀으로 채우기보다,
더 빠르고 손쉽게 눈앞의 것들로 채우려 했습니다. 

그 구멍이 자연스럽게 아물 때까지 그 시간을 감내하기보다,
임시방편으로 반창고를 붙이며 이 시간을 지나온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작고 소소한 일상일수록 참아내는 법을 잊어버린 것은 아닐지 생각이 듭니다. 
할 수 없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허락된 환경 속에서도 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참아내는 것. 
그것이 내 일상 속에서 아주 작게나마 실천해 볼 수 있는 십자가를 지는 일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 사순절을 지나며, 하루에 커피 한 잔을 참아내는 것조차 어려워 지키지 못한 날들이 많았습니다. 모든 것을 감내하며 걸어가신 예수님의 길을 떠올리며, 일상 속 작은 것 하나 참아내지 못한 저의 하루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번 사순절은, 작지만 생각보다 컸던 하나를 내려놓으며 하나님 앞에 조금 더 머무르는 연습으로 지나가고 있는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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