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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예 콜렉티브는 지속적으로 만들고 기록하는 일의 힘을 믿습니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연결의 지점들은 새로운 에너지로 확장되고, 그 안에서 또 다른 가능성이 생겨납니다. 저널 페이지에서는 매달 이어지는 생각과 작업, 대화의 흔적들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기록합니다. 완성보다는 과정에, 결론보다는 흐름에 집중하며 — 창작이 어떻게 계속 이어지고 닿을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essay 01
nov. 2025





아름다움을, 창작의 반짝임을 기록하기
도쿄 수수지기

예전에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누군가는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을, 또 다른 누군가는 아름다움이 만들어지는 장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아름다움을 기록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 말을 한 데에는, 어쩌면 나는 ‘아름다움’을 직접 만들어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미’를 창작하는 일은 나의 영역이 아니라 여겼다. 

무언가를 창작한다는 것은, 내 안으로부터 꺼낼 명확한 알맹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 가 있어야 하고, 나는 그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확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아름다움을 경외했고, 창조가 이루어지는 그 과정을 목격하는 일을 열망했다. 

그래서 나는 기록하고자 한다. 
그 장면들을 포착하고 기록하는 일, 그리고 그 안에서 드러나는 나의 시선 -그것이 어쩌면 나만의 창작의 과정일지도 모른다.

내 안으로부터 직접 나온 것이 아닐지라도, 누군가가 경외와 열망의 마음으로 창작해낸 아름다움을 나의 고유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일.
무언가를 열망하고 동경하는 마음에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며 표현하는 행위에도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과 행위는 반짝인다. 그 반짝임을 발견하는 것이 좋고, 그것을 포착해 세상에 전하며, 그 반짝임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란다.

그 여정 속에서 내가 바라보는 시선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것, 
그 나눔을 통해 내 안의 창조성을 조금씩 꺼내보고 싶다.


점들을 이어나가기

내가 스스로 연결선을 그리지 않으면, 점으로서 존재하는 이방인이 되기 쉬운 이곳에서는 나는 연결짓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은 듯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외롭고,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리게 만든다. 
서울에서는 이미 그려둔 연결선들로 충분하다 느껴 새로운 점들과 사람이나 관계를 기대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는 새롭게 그리는 하나하나의 인연들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이어진 마음들은 더 깊이 내 안에 머물게 된다.
일상의 이야기 너머, 마음을 꺼낼 수 있는 대화.
어려운 이야기도 담담히 꺼낼 수 있는 용기 있는 대화를 기대하며, 나는 오늘도 점들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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